2002년 서울 학교에서 제일 조용한 곳은 양호실이었다. 빈 교실, 도서관, 체육관을 전전하던 관린이 고등학교 첫 해에 터득한 사실이다. 관린은 쉬이 변하지 않는 양호실의 무균적인 풍경이 좋았다. 점심시간마다 양호실을 찾는 게 습관이었다. 양호 교사는 관린을 위해 문을 열어둔 채로 식당에 갔다. 제 키와 비슷한 나무문을 닫으면 혼자만의 공간이 찾아왔다. 하...
인상은 상대적인 것. 늘 작고 예쁜 사람만 좋아하던 형이 소개해준 이는 그 상대성 때문에 크고 강해 보였다. 안녕하세요, 긴장 없이 낮은 목소리. 나와 비슷한 키. 들어오면서 가지런히 정리하는 운동화 한 짝. 시원하게 벌어지는 웃음까지. 잘생긴 남자였다. 어떻게 보아도 작고 예쁘지는 않은. 지난 주말 본가에 찾아온 형이 말했다. 금요일 시간 되냐? 되는데....
* 13화~22화(完)까지 유료공개 * 유료 결제한 포스팅은 비공개 전환 이후에도 [라이브러리]에서 열람 가능합니다.
다니엘도 중학교까진 여자 친구가 있었다.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봄. 첫사랑을 만났다. 겉은 귀엽고 속은 강한 사람이었다. 같은 반 친구로 만나 무섭게 가까워졌다. 정말, 열일곱에겐 무서울 만큼 빠르게. 헤어지기 유독 싫던 밤. 둘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걸었다. 그 애 집 앞에 도착해서 서로 쳐다만 봤다. 내일 또 보는데도 내일 보자는 말이 아쉬웠다...
휴대폰만 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. 안 들리는 척. 안 보이는 척. 나름 애를 썼지만 십 분 넘게 한 테이블에 붙들려 있는 모습에는 화가 났다.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다니엘은 남자들이 권한 데킬라를 삼켰다. 와악 즐거운 소리가 더 커졌다. 쉬이 물러날 생각이 없는 남자들은 데킬라를 더 시켰다. 사장은 말릴 생각도 않고 손님들의 잔에 데킬라를 따랐다. 그 모...
* K님의 리퀘스트 소설입니다. 욕심이 많다. 다니엘이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들은 말. 초등학교 때 피아노 태권도 미술 영어 학원을 떼고 나니 중학교부턴 할 게 없었다. 대신 춤을 시작했다. 하나로 좁힌 만큼 집착은 늘었다. 여덟 시간 학교에 있다가 열두 시간 춤을 추면 하루가 가는 식. 어떻게 무사히 살아서 대학을 온 거지. 스물 둘인 지금까지도 의문이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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